왜 마가복음은 다른 복음서보다 간단하게 쓰였을까?
신약성경을 읽다 보면, 마태복음·누가복음·요한복음과는 달리 마가복음은 짧고 간결하게 서술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총 16장으로 구성된 마가복음은 신약 4대 복음서 중 가장 짧으며, 예수님의 출생 이야기나 긴 교훈보다는 행동 중심의 전개가 두드러지죠.
그렇다면 왜 마가복음은 이렇게 간결하게 쓰였을까요?
1. 마가복음은 가장 먼저 쓰인 복음서
학자들 대부분은 마가복음이 가장 먼저 기록된 복음서라고 봅니다.
기록 시점은 대략 AD 60~70년경,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기 직전 또는 직후로 추정됩니다.
이 시기의 초기 기독교 공동체는 핍박과 혼란 속에서 예수님의 생애를 신속히 전해야 할 필요성이 컸습니다.
그래서 마가는 복잡한 서술보다는 예수님의 삶, 사역, 고난, 부활의 핵심 메시지를 빠르게 전달하는 데 집중했던 것입니다.
2. 대상 독자가 이방인
마가복음은 로마에 거주하는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을 대상으로 기록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태복음이 유대인 독자를 염두에 두고 구약 인용을 자주 하는 반면, 마가복음은
유대인의 풍습을 따로 설명해 주고
아람어 표현에 해석을 붙이며
복잡한 계보나 율법 논쟁을 생략합니다.
이런 점에서 복잡한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짧고 직설적으로 기록된 것이죠.

3. 행동 중심의 복음서
마가복음은 ‘곧’, ‘즉시’(헬라어로 euthys)라는 단어가 매우 자주 등장합니다.
예수님의 설교보다도 병 고치시고, 귀신을 쫓아내시고, 제자들과 움직이시는 생생한 장면들이 강조되며, 마치 영화의 빠른 컷처럼 전개됩니다.
이런 스타일은 당시 고난 중인 성도들에게 ‘예수님은 지금도 일하신다’는 힘 있는 메시지를 주기에 적합했습니다.
4. 베드로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기록
마가는 베드로의 제자였습니다.
초대 교부인 파피아스에 따르면, 마가복음은 사도 베드로의 설교와 증언을 토대로 정리한 기록이라 합니다.
베드로의 성격답게, 장황한 이론보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생생한 체험 중심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능력, 고난, 십자가 사건이 아주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습니다.
5. 고난 받는 종으로서의 예수
마가는 예수님을 위대한 왕이나 지혜의 선생님보다는,
**고난받고 십자가 지는 종(Suffering Servant)**으로 묘사합니다.
이런 메시지는 로마 제국 하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고,
"우리의 고통을 아시는 예수님"이라는 희망을 심어주었습니다.
6. 결론
마가복음은 단순하고 짧지만, 그 안에는 핍박받는 시대 속에서 반드시 전해야 할 예수님의 복음의 본질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마가복음을 읽으며 받게 되는 인상은 바로 이것입니다:
예수님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사랑하셨고, 고난 중에도 끝까지 복음을 이루셨다.
복잡한 설명보다 직접적인 메시지를 원하는 이들에게, 마가복음은 지금도 가장 생생하고 실제적인 복음서입니다.